해학이 있는 멀티큐브 | Feat. 아티스트 정은혜

What is Multicube(멀티큐브)?

[Visual Art]
⦁ Artist. 정은혜 (Jung Eun-hye)
⦁ Location. 경기도 파주시

아티스트 소개

안녕하세요, 내면과 작업이 일치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티스트 정은혜입니다. 작업 하는 시간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비가시화되는 존재를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 돼지, 닭처럼 공장식축산 시스템 안의 비인간 동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존재들을 흙으로 만들어 구워냄으로써 소중히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해학이 있는’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 작품을 관람하신 관객분들이 해학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앞으로도 제가 경험하거나 느끼는 사회문제에 대해 이분법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이 아니라 유머러스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해학이 있는 작업으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서 해학이 있는 멀티큐브로 지어보았습니다.

해학이 있는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도조연돈좌상陶彫蓮豚座像, 30×30×60cm, ceramic, 2024

진흙속에 핀 연꽃처럼 연잎좌대위에 비인간동물인 돼지와 인간동물을 중첩시킨 이미지를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하는 형상입니다.

도조연축두상 陶彫連畜頭像, 28×29×47cm, ceramic, 2024

나발은 소, 돼지, 닭 축산동물의 형상으로 제작하고 앞의 부분은 생략을 하고 귀 모양은 SNS인스타그램 마크모양을 취합니다. 정작 중요시되어야 할 가치보다 다른 가치들이 중요시되는 현시대를 반영한 불두상입니다.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피가 크고 다량의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파주 지역의 창고형 작업공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파주 지역은 좋은 조건으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제일 먼저 FM 클래식 방송 라디오를 켜고요, 커피를 내려 마신 후 작업을 시작합니다.

작업을 안 하실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주로 동물권, 환경과 관련된 책이나 미술 관련 서적을 읽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휴식을 취할 때는 주로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해학이 있는 멀티큐브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주세요.

자주 즐겨 듣는 음악은 노래나 가수보다는 주로 KBS FM 클래식 방송을 하루 종일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습니다. 특히 저녁 6시 ‘세상의 모든음악’ 방송을 좋아합니다. 전기현 DJ님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굉장히 듣기 좋고 클래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DJ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 또한 유익합니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음악은 쳇 베이커(Chet Baker)의 곡을 좋아합니다. 그의 전곡을 좋아하지만, 특히 I Fall in Too Easily를 좋아합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곡보다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살짝 울적한 재즈 음악을 좋아합니다. 내면과 음악이 일체화된 쳇베이커의 음색을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사가 있는 음악보다 연주곡을 좋아해서 빌 에반스(Bill Evans)의 곡을 즐겨듣습니다. 이전에는 유재하와 냇킹콜의 LP 음반을 무한반복 들었었는데 턴테이블이 망가져서 지금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What’s in My Multicube?

1. 도구 _ 아주 세밀한 작업을 할 때 도움을 주는 도구들입니다. 선물 받은 것도 있고, 어느 치과의사가 사용했던 도구들도 있습니다.
2. 0.14루베 가마 _ 작은 시편 가마로 집에서 5년 작업하다가 멀티큐브가 생기면서 전면 개폐식 0.14루베 가마를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큰 도자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선물 받은 오디오 _ 멀티큐브에 가면 제일 먼저 오디오를 켭니다. CD를 듣기도 하고 라디오를 듣기도 합니다. 음악은 항상 제에게 큰 위로가 되어줍니다. 흙 묻은 손으로 하도 만져서 때가 먼지가 항상 많이 묻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