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내는 공장 멀티큐브 | Feat. 앤디 워홀

By 아트페



큐베이터 지율’s Statement

앤디 워홀의 멀티큐브는 그가 공장으로 찍어낸 듯한 대중문화 산업과 그의 정반대에 위치한다고 여겨진 예술의 관계에 천착하며 명명되었습니다. 살아생전 ‘슈퍼스타’급 화제를 몰고 다녔던 앤디 워홀은 스스로를 예술 공장의 공장장으로 칭했습니다. ‘팩토리’에서의 작업을 통해 그는 예술과 일상, 상업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은 고상하다’라는 고정관념을 부수었습니다.
1964년 워홀은 이전까지 모자를 만드는 공장이었던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여 ‘공장(factory)’이라는 이름의 멀티큐브를 차렸습니다. 이는 예술의 산업화 혹은 예술과 문화산업의 상호 침투를 예견하는 명명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워홀은 작품의 소재로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도 마치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듯 만들어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앤디 워홀(1928. 8. 6 ~ 1987. 02. 22)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팝의 교황’, ‘팝의 디바’로 불립니다. 대중 미술과 순수 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술 뿐만 아니라 영화, 광고, 디자인 등 시각 예술 전반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하였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었으며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통합니다.



‘찍어내는 공장’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평소 “그림은 너무 어렵다.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기계적인 것이다. 기계는 문제가 별로 없다. 나는 기계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제가 애용하는 기계적인 실크 스크린 판화 기법과 항상 고민해 오던 예술과 산업의 관계를 암시하기 위해 ‘찍어내는 공장’이라는 문구를 택하였습니다.



찍어내는 공장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브릴로 상자(Brillo Box), 1964, 나무에 실크스크린, 33 x 41 x 30(cm), 브뤼셀, 개인 소장

실제 슈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공산품인 브릴로 상자를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작업입니다. 브릴로 비누가 담길 상자들을 직접 만든 뒤, 그 표면에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브릴로 상표를 찍었습니다.



재키 세폭화(Jackie Triptych), 1964, 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세 개의 프레임, 전체 53 x 124(cm), 쾰른, 루트비히 컬렉션

‘죽음’ 연작에서 저는 유명인의 죽음을 작업 소재로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암살당한 남편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관 옆에서 울고 있는 재키 케네디의 뉴스 사진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1962년의 전시회를 통해 순수 미술가로 이름을 알리게 된 뒤, 1963년 초에는 렉싱턴 근처 이스트 87번가에 있는 2층 벽돌 건물을 빌렸습니다. 그곳은 150달러짜리 월세로 본래 소방서로 사용되던 건물이었습니다. 멀티큐브로 사용한 위층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낮에만 작업할 수 있었고, 전화도 없어서 이래저래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물론, 전화가 없으니, 작업이 방해받을 일도 없어서 많은 양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해 말에 그곳을 비워주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더군다나 점차 멀티큐브로 찾아오는 방문객도 많아지고, 조수들도 많아지니 지금보다 넓은 멀티큐브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맨해튼 남쪽 이스트 47번가 건물입니다. 남쪽에 난 창으로 밴더빌트가 건축한 YMCA가 보입니다. 이전에는 모자를 만드는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어서 엘리베이터도 있고 공중전화도 있습니다. 이전보다 편리해져서 좋습니다.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향수 뿌리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오 드 콜로뉴 병을 좋아하는 속물은 아니지만, 외양이 좋은 향수를 꽤나 좋아합니다. 디자인이 잘된 병을 집어 들 때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멀티큐브에 들어가자마자 자신감을 얻기 위해 향이 멀티큐브를 가득 채우도록 향수를 뿌립니다. 향을 머금은 상태로 캔버스를 쳐다보고 공간을 바르게 잡으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작업 중간마다 몇 발짝 물러나 캔버스를 살펴보고 색이 바르게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되며, 작업은 저녁 시간 즈음 자연스레 끝이 납니다.





What’s in My Multicube?

1. 볼렉스 촬영기 _ 누군가 실크 스크린을 만들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이를 촬영해야 합니다. 작업뿐만 아니라 멀티큐브의 모든 일상을 촬영하는 저의 필수템이다.
2. 47번가 빨강 소파 _ 벽면에 은박지를 바르고 모든 물건에 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공장처럼 연출한 멀티큐브에서 소파만큼은 빨간색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아주 푹신합니다.





작업을 안 하실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무작정 멀티큐브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베개를 부풀려 놓고, 텔레비전 두 대를 켠 다음, 리츠 크래커 상자를 열어 놓고, 러셀 스토버 캔디 상자를 뜯은 다음, <TV 가이드>를 제외한 가판대에서 파는 모든 최근 잡지를 가져다 놓습니다. 그런 다음 전화기를 들고 제가 아는 모든 사람한테 전화를 걸어 <TV 가이드>에 무슨 기사가 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기사가 날 것인지 말해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는 관찰하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저의 멀티큐브에 머무는 사람들을 하염 없이 관찰하기도 합니다. 멀티큐브에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다 보니 별의별 일들이 다 생깁니다. 이 안에서 사랑과 전쟁 싸움이 일어납니다. 그런 긴장과 대결의 장면들이 추후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찍어내는 공장 멀티큐브 (Feat. 아티스트 앤디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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