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 Art]
⦁ Artist. 에곤 실레 (Egon Schiele)
⦁ Location : 오스트리아 체스키 크롬로프의 낡은 창고
(An old warehouse in Chesky Krumlov, Austria)
큐베이터 지구’s Statement
다자이 오자무의 ‘인간실격’ 책의 표지로 실려 있는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보고 인상이 남아 조사하였습니다. 본인과 타인의 감정을 적나라한 인체 묘사를 통해 대신한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저 또한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티스트 본인의 자화상이 어쩐지 위로가 되는 인상을 받아 선정하게 되어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에곤 실레 (1890. 06. 12 ~ 1918. 10. 31)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로 자화상, 왜곡된 몸체의 표현, 뛰어난 소묘력을 바탕으로 표현주의 화풍을 구축하였습니다. 특히 기존 19세기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예술에서 벗어나 진보적 예술 활동을 지향하며 본인의 자화상의 물론 모델의 초상화에서 과감한 포즈를 취하는 등 적나라한 표현을 즐겨 그렸습니다.
‘원초적’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마치 보헤미안의 숲 같은 이 마을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저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충만히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작품 또한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원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인간의 본능 속에 있는 욕망은 표정, 자세, 근육 등을 통해 드러납니다. 즉 신체는 곧 그 대상의 정신을 드러내는 행위적 표현이기에 이를 미적 차원을 벗어나 솔직하게 그려 넣었습니다.
원초적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꽈리와 열매가 있는 자화상(Self Portrait with Physalis) (1912)
당시의 세기말 현상과 전쟁에 따른 불안한 시대는 매번 제게 불면이라는 질병을 안겨주곤 했습니다. 그 때문에 늘 복잡한 내면을 머금고 있는 저와는 달리 꽈리 열매는 그저 피어날 뿐이었습니다. 빨갛게 익은 그 모습이 저와는 대비되는 것 같아 함께 그려 넣었습니다.
<포옹(the embrace)> (1917)
동네 사람들은 적나라한 신체의 드로잉을 보고 손가락질했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감정을 나누는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럽습니다. 두 연인이 본연의 모습으로 서로를 끌어안는 이 모습을 통해서 제가 그러했듯 보는 이들 또한 위로 받기를 바랍니다.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엔나를 떠나 체스키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의 고향이자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어린 시절이 자연스레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어린아이답게 울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즐거움을 거짓 없이 표현하곤 했죠. 요새는 그때야말로 진정한 제 모습이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모든 예술이 그 솔직하고 순수한 감정들을 토대로 완성된다고 느낍니다.
그뿐만 아니라 단조롭고 평화로운 마을의 분위기 속 이면이 한몫했습니다. 멀티큐브로 돌아와 작은 창문으로 사람들을 구경하면 평화로운 모습의 마을과 달리 지친 기색으로 빨래를 잔뜩 널고 있거나, 잔뜩 붉어진 된 얼굴로 다툼하는 등 마냥 밝지만은 않은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멀티큐브에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면 결국 솔직한 것이 가장 자유로운 것이고 그것을 그려내는 것이 저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이 낡은 창고가 저와는 사뭇 달라보이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단면이 됩니다.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옷매무새를 단정히 입고는 간단히 산책에 나섭니다. 그러곤 어제저녁에 미리 초대한 친구와 점심을 먹고 승낙한다면 그의 모습을 가볍게 그려주곤 합니다. 잔뜩 웅크리거나, 찡그린 표정이 있다면 그것도 그대로 묘사합니다. 저녁에는 미리 그려둔 스케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저의 루틴입니다.
What’s in My Multicube?
1. 거울 _ 까만 테두리의 전신 거울을 멀티큐브 가운데에 배치하였습니다. 자화상을 그릴 때면 가장 먼저 멀끔하게 샤워를 하고 나와 제 몸 곳곳을 살피며 어떤 자세를 그리면 좋을지 고민하곤 합니다. 직접 눈을 볼 수 없는 후면의 모습마저도 뚜렷하게 비춰주니 이보다 더 좋은 작업 파트너는 없을 것입니다.
2. 카메라 _ ‘그림만큼이나 제가 좋아했던 것은 제 사진을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죽음을 앞두고 눈을 감는 장면도 사진으로 담았으니 말입니다. 카메라에 기록할 때만큼은 매번 정장을 입고 멋진 표정을 지어 보이곤 했습니다.
작업을 안 하실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동료 예술가들을 초대하여 ‘새로운 예술가 그룹’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빈 미술 아카데미에서 자퇴를 결심하게 되었던 계기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더 이상 전통적인 사상만을 고집하기보단 자유롭게 예술가 자신의 방향대로 표현할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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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멀티큐브 (Feat. 아티스트 에곤 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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