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꿈의 멀티큐브 | Feat. 호안 미로

What is Greycube(그레이큐브)?

[Visual Art]
⦁ Artist. 호안 미로 (Joan Miro)
⦁ Location.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 07105 팔마 포넨트 29 사리다키스
de Saridakis, 29, Ponent, 07015 Palma, Illes Balears, Spain

큐베이터 토미’s Statement

최근 스페인을 여행하며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 피카소 미술관에서 호안 미로의 작품들을 접하였습니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 자유로운 형태와 풍부한 색채, 여러 사조에 영향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그의 생애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꿈의 멀티큐브’는 호안 미로가 긴 여행 끝에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마요르카섬에 정착하여 마련했던 곳입니다. 당시 명망 있는 건축가 친구 호세 루이스 세르트가 만들어 준 공간입니다. 대형 그림을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커다른 규모의 순수한 꿈의 멀티큐브는 호안 미로의 오랜 꿈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호안 미로(1893. 04. 20 ~ 1983. 12. 25)는 야수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받아들여 개성 있는 양식을 만들어 낸 스페인의 화가입니다. 여자, 해, 달, 별 등 몇 가지의 주요 모티프만을 사용하여 작업하였으며, 평생 200여 권의 책을 시인들과 협업하였습니다.

‘순수한 꿈의’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마요르카섬은 어머니와 아내의 고향이자 제 인생 마지막 정착지로서, 모든 조형성과 기법을 동원하여 꿈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거기다 친구가 저를 위해 세심하게 멀티큐브를 설계해 주었으니, 이보다 꿈 같은 공간이 있을 수 없지요.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블루 3연작 (1961)

블루 3연작을 작업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 생각을 하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완성시키기 위해서 제 내면에서 긴장과 노력이 필요했죠. 저에게 이 작품은 이미 회화를 넘어선 어떤 것이었어요.

복수초 (1975)

절친한 친구 프레베르의 시 <복수초>에 삽입한 일러스트입니다. 단순하고 경쾌한 그의 시에 어린이의 낙서를 상기시키는 이미지들로 응답하고자 했어요. 프레베르의 손글씨 위를 넘나드는 별, 산, 사람 등의 형상으로 텍스트와 시각적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파리에서 여러 작업공간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았습니다. 몸을 돌리기도 힘든 작은 칸막이 안에서 작업했던 스페인 시절과 다름없었죠. 늘 꿈꿔왔던 큰 멀티큐브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머니의 고향이자 어린 시절 휴양지였던 마요르카를 제일 먼저 떠올렸어요.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자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작업 중간마다 마요르카의 햇빛 아래 산책하며 돌, 나뭇잎, 조개껍데기를 주워 모았어요. 인디언 인형, 특이한 탈이나 호루라기도 수집했죠. 좋아하는 수집품이 가득한 환경에서 동료 시인들이 보낸 글들을 읽으며 작업의 영감을 받았습니다.

What’s in My Multicube?

1. 고양이 미라 _ 키우던 고양이를 실수로 방에 가뒀는데, 결국 죽은 채로 발견되었어요. 미라화된 고양이 시체를 벽에 걸어 두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애도였는데 이상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2. 지역신문 _ 저는 물건 정리를 잘하는 편이 아닙니다. 테니스 모자, 빈 와인 병 등 여러 물건이 쌓여 있지만 지역 신문이 특히 눈에 띌 것 같네요. 신문에 낙서하는 것을 좋아해서 알록달록한 점과 선으로 덮여 있거든요.

작업을 안 하실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마요르카에서 보낸 저의 말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술혼이 불타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시간을 작업에 바쳤지만, 휴식 공간이 따로 분리된 만 아내와도 충분히 시간을 보내려고 했어요. 와인을 나눠 마시고 함께 책을 읽으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어요. 날이 좋으면 근처에서 테니스를 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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