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 신랄한 어둠의 멀티큐브 | Feat. 프란시스코 고야

By 아트페



토미’s Statement


최근 스페인 영화 <살라미나의 병사들>을 감상하며 전쟁의 참화를 그리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를 자연스럽게 떠올렸습니다. 프랑스 군대에 의해 자행된 잔인한 살육, 혹은 그 자신의 악몽을 형상화하던 고야의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가장 어두운 그림을 그리던 시기를 들여다보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자 하였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이 루시엔테스(1746. 03. 30 ~ 1828. 04. 16)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활동한 스페인의 화가입니다. 카를로스 4세의 수석 궁정화가였지만 점차 구태의연한 주제를 기피하고 자신의 독립성을 주장하였습니다. 환상을 주제로 수많은 에칭을 제작하였고, 난청과 국가의 정치 상황에 대한 고통으로 말년에 어두운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신랄한 어둠의’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스페인의 왕정복고와 폭압적 정치 상황, 종교재판은 저로 하여금 인간 본성의 잔악함과 폭력성을 깊이 탐구하게 하였습니다. 강렬한 공포를 주제로 한 ‘검은 회화 연작’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어요.





신랄한 어둠의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사투르누스 (1820-1823)

자식에게 권력을 빼앗긴다는 신탁을 들은 로마의 신 사투르누스가 5명의 자식을 차례대로 삼키는 장면을 재현한 그림입니다. 피가 흐르고 있는 팔을 뜯는 노인의 광기와 폭력을 통해 살해의 공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열두 명의 자식 중 열한 명을 잃은 저 자신이 그림 속 사투르누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레오카디아 (1819-1823)

여집사를 모델로 그린 그림으로, ‘사투르누스’를 마주 보도록 배치하였습니다. 젊은 레오카디아의 발랄함은 원인불명의 병으로 청력을 잃은 저에게 멜랑콜리를 일으켰습니다. 레오카디아가 광기에 찬 사투르누스를 바라보게끔 함으로써 시간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스페인의 전체주의적 왕궁과 거리를 두고 싶었고, 병을 심하게 앓은 후 귀가 멀면서 요양의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손자를 위한 투자를 겸해서 마드리드 외곽 여름 휴가지에 있는 ‘귀머거리의 집’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부를 꾸민 그림은 온전히 저를 위한 것, 제가 바라보고 싶은 이미지들이었습니다.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몸이 좋지 않아 과도한 움직임은 피합니다. 그 대신에 1, 2층의 방과 복도를 둘러보며 어떤 그림을 그리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선을 수정하기도 하고 특히 배치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2층 문 왼쪽에 있던 ‘마법의 주조’를 1층 문 위로 옮기며 애를 먹기도 했는데, 그림 속 인물 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고려하려 하는 편입니다.






What’s in My Multicube?

1. 물약 _ 의사는 저를 부추기며 억지로 약을 먹이곤 했습니다. 제가 많은 작품에서 음식을 부정적인 주입물로 묘사한 데에는 이때의 거부감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를 치료해 준 의사에게 그림을 헌정하긴 했지만, 인간답지 못한 삶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2. 리도 펜슬 _ 나이가 들면서 즉흥적인 창작, 특히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부드러운 스케치에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분명하고 날카로운 동판화보다 자연스러운 석판화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리도 펜슬은 그러한 석판화를 작업하기 위해 마련한 도구입니다.







작업을 안 하실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몸 상태가 좋은 날에는 사냥하러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쉽니다. 해가 질 때면 강 건너 황금색으로 빛나는 왕궁을 바라봅니다. 강변과 가까운 둑에 자리 잡고 있어서 창밖으로 휴가 온 사람들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의 교류는 최대한 삼가는 편입니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집의 내부를 어떻게 꾸밀지, 그림의 배치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을 더 즐깁니다.



신랄한 어둠의 멀티큐브 (Feat. 프란시스코 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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